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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성공원 '코순이'를 아시나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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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회부 김낙성
musum71@tbc.co.kr
2022년 08월 15일

[앵커]
전국 동물원 코끼리 가운데
가장 나이가 많은 코끼리를 아십니까?
대구 달성공원에 있는 코순이인데요.

사람 나이로 90살 정도인 코순이는
오랜 동물원 생활로 이상행동까지 보이고 있어
사랑과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.

김낙성 기자의 보도입니다.

[기자]
1980년대 대구 달성공원입니다.

예쁘고 아담한 크기의 코순이가
구경 온 어린이들과 즐거운 한 때를
보내고 있습니다.

[effect]

30여 년이 지난 코순이의 최근 모습입니다.

왜소한 체구의 코순이가
사육장 문 앞에서 불안한 듯 몸을 앞 뒤로
흔들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.

정형행동, 우리에 갇힌 동물이 무의식적으로 이상행동을 반복하는 정신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.

동물원을 찾은 시민들은
쇠약해진 고령의 코순이를 보면서
몹시 안타까운 표정입니다.

[진수림 / 관람객]
"아파서 저런 행동을 하는 거면 우리도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해야 되는 것처럼 코끼리도 치료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되죠."

코순이는 아시아코끼리의 한 종류로
1971년 달성공원에 입사됐습니다.

사람 나이로 치면 90살 정도로 기력은 쇠했지만 사육사들의 정성어린 보살핌 덕분에
큰 병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
하지만 개장한 지 50년이 넘은
달성공원의 좁은 우리에서 이상행동까지 보이는 코순이가 남은 여생을 보내기가 힘들어 보입니다.

[임미연 / 대구시 달서구의회 의원]
"여기는(달성공원) 사육사분들이 관리를 잘 하시는 편이에요. 그런데 중요한 건 워낙 여기 자체가 협소하다 보니까 좁은 우리에서 코끼리가 산다는 게, 그리고 평생을 1969년 생 코순이가 살고 있다는 거 자체가 많이 힘들다는 거죠."

지난 해 고향으로 돌려보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현지 적응 문제로 무산되면서
남은 해결책은 대구동물원으로 옮기는 겁니다.

그런데 대구대공원 내 동물원 개장 일정이
부지 매입과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
2026년으로 3년이 연기됐습니다.

전문가들은 자연 친화적인 넓은 환경으로
가능한 빨리 옮겨야 한다고 지적합니다.

[박순석 / 동물병원장]
"(코순이에 대해) 우리 대구시민들이 가지는 어찌 보면 공존해왔던 아픈 손가락이잖아요. 이제 우리 코순이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이 조금은 지켜져야 되지 않을까, 그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."

어린 시절 지역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며
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코순이에 대한
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.
TBC 김낙성입니다. (영상취재 최상보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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